암 환자도 대상포진 백신, 치료 중에 맞을 수 있어요
암을 겪은 사람에게 대상포진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감염병입니다.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몸속에 숨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암 진단 뒤 처음 2년 동안 발생 위험이 높고,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는 기간에는 그렇지 않은 기간보다 위험이 3.2배 높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암 생존자의 대상포진 예방접종률은 낮은 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미국에서는 50세 이상 암 생존자 가운데 독감·폐렴구균·대상포진 백신을 모두 맞은 사람이 10명 중 3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9~2023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7%이고, 국내 암 생존자는 약 273만 명에 이릅니다. 여기서 암 생존자는 치료를 모두 마친 사람만이 아니라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치료 중인 사람까지 암을 경험한 모든 사람을 뜻합니다. 그만큼 감염 예방도 암 치료 과정의 하나로 함께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진단 후 첫 2년이 고비, 접종 이력부터 확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2024년 지침에서 암 환자에게 나이와 면역 상태에 맞춰 독감, 대상포진, 폐렴구균 백신을 맞도록 권고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도 비슷한 내용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접종률은 권고에 미치지 못합니다. 2026년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50세 이상 암 생존자 6,533명을 조사한 결과 세 가지 백신을 모두 맞은 비율은 30.6%였습니다. 국내에서도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19~64세 암 환자의 독감 예방접종률은 45.5%에 머물렀습니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김정호 교수는 "암 치료 성적이 좋아진 만큼 예방접종도 암 치료의 연장선에서 살펴봐야 한다"며 "과거 접종 이력을 먼저 확인하고, 나이와 면역 상태, 치료 계획에 따라 필요한 백신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대상포진은 낫고 나서도 합병증이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면역억제 치료를 시작한 성인을 분석한 연구에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고형암 환자의 20.1%, 혈액암 환자의 25.9%에서 나타났습니다. 눈 주변에 생기는 안부 대상포진도 각각 9.3%, 8.1%에서 생겼습니다.
■ 치료 중에도 맞을 수 있는 유전자재조합 백신
대상포진 백신은 두 종류가 있어, 지금의 면역 상태와 치료 일정에 맞춰 골라야 합니다. 약하게 만든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쓰는 생백신은 면역이 크게 떨어진 사람에게는 접종할 수 없습니다. 반면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지 않은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면역저하자도 맞을 수 있습니다.
생백신은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줄어들 수 있어, 국내외 지침은 예전에 생백신을 맞은 사람도 유전자재조합 백신으로 다시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고형암과 혈액암 환자 모두 항암치료 전, 치료 중, 치료 후 어느 때든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안내하며, ASCO도 성인 암 환자에게 이 백신을 권고합니다.
김정호 교수는 "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미룰 필요는 없다"며 "가능하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접종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이미 치료 중이라면 일정에 맞춰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계획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 본 정보는 참고용이며, 진단과 치료 관련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출처: 뉴시스, 황재희 기자, 암생존자 273만명…'대상포진' 예방접종으로 대비, 202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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