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중 고기, 끊지 말고 부드럽게 조리해 드세요
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환자와 가족이 고기부터 끊고 채소 위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기가 암세포를 키우거나 몸에 독소를 쌓아 치료를 방해할 것 같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김은용 수성구의사회장(파동 신세계연합의원 원장)은 이런 믿음이 의학적 사실과 정반대인, 위험한 오해라고 지적했습니다.
■ 치료 중 단백질이 꼭 필요한 이유
근거 없이 고기를 완전히 빼 버리면 회복이 늦어지고 생존율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은 암 환자의 근육과 체중이 급격히 빠지는 악액질, 근감소증을 막는 데 꼭 필요합니다. 암세포는 환자 몸의 단백질과 지방을 소모시키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는 정상 세포와 면역세포에도 손상을 줍니다. 그만큼 충분한 단백질을 채워 줘야 합니다.
단백질이 모자라면 몸은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로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체중과 체력이 떨어지고, 결국 항암치료를 미루거나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많은 의학 통계가 상당수 암 환자가 암 자체보다 영양실조와 면역력 저하, 그로 인한 패혈증 같은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 예방 수칙과 치료 중 수칙은 달라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를 지나치게 먹으면 대장암 등 일부 암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연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암을 예방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는 체력과 면역력을 지키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입니다.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는 필수 아미노산을 충분히 채우기 어렵고 흡수율도 낮은 편입니다. 김 회장은 기름기를 걷어 낸 살코기 형태의 붉은 고기나 닭고기, 오리고기 같은 흰 살 고기를 알맞은 양으로 꾸준히 먹을 것을 권했습니다.
■ 먹을지보다 어떻게 조리할지가 중요
고기를 먹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조리법입니다. 수육, 백숙, 찜처럼 물에 삶거나 쪄서 만든 음식은 단백질이 부드러워져 소화와 흡수가 잘됩니다.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입맛이 없고 삼키기 힘들 때는 종류를 너무 가리지 말고, 환자가 넘길 수 있는 단백질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도록 보호자가 유연하게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김 회장은 '암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근거 없이 음식을 막는 것은 암을 굶기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외롭게 만드는 일이며, 환자가 죄책감 없이 고기를 먹고 근거에 바탕을 둔 균형 잡힌 식사로 체력을 지키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입니다.
※ 본 정보는 참고용이며, 진단과 치료 관련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출처: 대구일보, 이석수 기자, [진료실에서] 암 환자가 고기를 먹는다구요?,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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